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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3호기 용덕한 - 2호기 채상병 - 4호기 김진수 - 1호기 최승환
흠, 타팀 부상선수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었던터라 현재윤의 몸상태까지는 알지 못했다. 오늘은 당연히 두나쌩 현재윤이 튀어나와 또 방방거리며 그라운드 뛰어다니겠거니 했는데, 내 대학후배랑 이름이 똑같은(물론 여자) 이지영이라는 신인포수가 나와서 안방마님노릇을 하더라. 리드는 과히 좋지 않았지만 신인이라는 생각을 하면 삼성팬들이 기대할만 했던것 같고. 9회까지 마음 놓을 수 없는 희한한 난타전 경기를 하더니 끝나고 난 뒤 네이버 야구판에는 삼성-두산의 포수-좌완투수 트레이드설이 무럭무럭 피어났다.
고려대 야구부 방장-방쫄 사이로도 알려진 김경문 감독(이하 달감독)과 선동열 감독은 냉정과 열정을 오가는 야구판에선 그나마 살가운 감독 선후배로 알려져있다. 각설하지아니하고 말하자면, 김성근-조범현이 건재한 전 OB사제지간연맹, 김성근-김인식의 쌍김이 빛나는 노인연맹과 더불어, 무려 감독씩이나 되어서도 이쁜사랑 키우시는 양반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친분도 친분이겠지만, 유난히 두산표 선수를 영입하고서 재미를 본(진갑용, 김창희, 강봉규 등) 삼성팀 특유의 기대감으로 찔러넣어주신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저런 뒷얘기는 접어두고 지금 상황과 앞으로의 이야기만 보자면, 두산에게 이 트레이드가 필요하긴 한지 먼저 의문이 든다. 물론 여름이 다가오고 불펜진이 무너지는게 정말 눈으로도-_-확실히 보이는 이 마당에, 적절한 활약을 해줄 왼손 불펜 투수가 어디서 떨어지면 그야말로 곰발에 땀나게 우승가도를 향해 달릴 수도 있을것이다만, 문제는 과연 삼성에서 지금 그런 선수를 내줄 수 있냐는거다. 달감독은 스을쩍 지승민을 찔러보았다고 한다. 지승민 정도라면 백업포수를 주고 데려와도 괜찮을법한 카드라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을 확인했다.(물론 두산 팬들;;) 그런데 문제는 두산에서 내놓을 포수 되시겠다.
즉시전력감이 필요한 삼성 입장에서 윤도경 최재훈같은 미완성 포수를 바랄 리는 없고, 적당히 위의 1호기부터 4호기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두산이 제일 아쉬워하지 않고 보낼 수 있는 김진수의 경우 올때도 그렇긴 했지만 일대일 트레이드카드가 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물론 최승환 채상병 더블부상이 빛나던 5월 말에는 정말 요긴한 백업으로 썼고 6월에는 무려 끝내기 안타까지 치지 않았던가.(물론 그땐 김종국에게 감사했다만;) 하지만 두산팬들만 기억하는 이런 소소한 활약으로 상대팀에게 어떤 선수를 받아올 수 있을지.
그래서 남은 건 최승환, 채상병, 용덕한이다. 일단 주전포수이자 이제사 빛을 보고 있는 우월 점포 최승환은 열외로 하고, 남은 사람은 둘인데. 용덕한은 지금 내주기엔 너무나 아까운 카드다. 최승환의 공백기동안 힘겹게 안방마님을 해온 용덕한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지금의 시기가 또한 그렇기도 하다. 용덕한은 대졸신인으로 두산에 입단하여 2군과 1군 백업을 하다가 상무 입대 후 올 시즌 복귀했다. 복귀시즌 치고는 나름의 퀄리티시즌을 보내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제 갓 제대해서 잠실땅에 뿌리박으려는 포수를 왼손투수가 없다고 덥석 남의 손에 쥐어줄 정도로 두산이 힘들진 않다. 게다가 주전급 포수들 중에선 나이도 가장 어리고 그 와중에 어느 팀도 거치지 않은 예비 프랜차이즈라는 플러스점수도 있다.
현재 두산은 신인포수 두 명이 군복무중이다. 김재환과 양의지, 두 선수는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 입단하여 해당팀의 주전포수로 활약중이다. 2군리그에서의 성적도 꽤 좋아서 몇년 후의 두산 포수진을 보강해줄 핵심 선수라고 많은 기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두 선수가 돌아오는 건 다다음 시즌이고, 최승환의 나이를 생각했을 때 어지간해서 박경완급까지 오래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와중에 용덕한같이 적정연령의 아직 잠재력이 있(다고 나 혼자 판단하)는 포수는 미래의 주전포수로서, 그리고 신인포수들이 성장할때까지의 그 중간다리로서의 역할이 상당히 요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로, 대구의 아들 용덕한은 트레이드 카드에서 제외될거라고 결론짓게 되었다.
그래서 뜨거운 감자가 되신 채상병. 홍성흔이 아프고 다치고 미트 대신 배트돌리던 2년간 명실공히 주전자리를 지켜온 이름값이 있다. 시즌 초반의 부상과 왜인지 모를 이유로 한참동안 주전자리에서 빠져있다가, 이제는 백업자리마저 용덕한에게 밀리고 말았지만, 한국시리즈를 겪은 베테랑 포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2군활약이야 그야말로 2군 박경완이라고 불릴만큼 훌륭하지만 그걸로는 잠실로 올라오기가 뭔가 부족한가보다. 여전히 백업자리는 용덕한이고 주전은 언감생심이 되어버린 듯 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이드 떡밥으로 이만한 선수가 어딨는가.
실력과 이름값이 얼만큼 보장되어있으니 액면가도 높을테고, 어차피 데리고 있어도 주전 자리를 줄 수 없는 계륵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포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장 6월 초의 두산을 생각해보면 그당시의 포수난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최승환과 채상병의 병살같은 더블 부상-_-으로 용덕한이 주전, 김진수가 백업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김진수와 제대 후 첫 시즌이라 적응이 필요했던 용덕한의 초반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때만큼 채상병의 부상탈출을 간절히 기원한 적도 없을 것이다. 내야수나 외야수처럼 차곡차곡 백업을 준비시킬 수 있는 포지션과는 달리, 1군에 기껏 두명 넣어두고 시즌을 보내야하는 포수라는 자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시기였을 것이다. 그만큼 포수의 선수층은 두터워도 티가 나지 않으며, 얇아지면 필패의 기운이 오는 묘한 성질을 가진다.
그리고 정말로 트레이드가 이루어질 경우 두산 팬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 음.... 부메랑 효과라고 하나? 언제 친정팀에게 비수가 될지 모른다는 사실일 것이다. 다른 포지션은 안그럴까 하지만, 포수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단 매일매일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컨디션과 구질을 파악해야하는 것이 임무이기에 투수에 대한 연구가 잘 되어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험이 많고 주전경력이 많은 선수일 수록 아군 투수들의 성질을 잘 파악하고 있으니, 채상병이 가지는 가치와 보내는 상황에서의 리스크라면 단연 이것이 아닐지. 도루 저지도 하지 못하는 소녀어깨라고 맨날 놀림을 당해도 투수 리드와 수싸움에서는 뒤쳐진적 없는 채상병이다. 이 노련함이 그대로 다른 팀에 전해져 두산에게 돌아온다면.... 유쾌하지 못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솔직히 권혁이나 오승환같은 특급 투수가 오지 않는 이상에야 어떤 팀이 포수를 선뜻 내어줄까. 하지만 나 역시 두산의 포수들로 저런 특급 투스들을 받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이번 트레이드설에 찬성할 수가 없다. 결국 그저 그런 투수를 받아와야 한다면 어떻게 채상병급의 포수를 내준단 말인지.
정말로 트레이드를 할거라면, 삼성에게는 미안하지만, 댁들이 좀 손해를 봐야 가능할 것 같다. 두산이 좌완 빈약하기로는 1위가도를 달리지만, 매번 그렇듯 우리가 언제는 좌완덕 보면서 야구했던가?;; 유희관이 밥값을 해주며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기미가 보이기에 더더욱 아쉬울 건 없다. 그러니 비싸게 나가자. 정말로 두산에 도움이 될 투수가 아니라면, 정말로 두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포수라도 내줄 수 없지 않겠는가. 트레이드는 언제나 우리 팀이 밑지는 것 처럼 보인다지만, 이번에 한다는 그 트레이드는 결코 그런 생각 들지 않게 도도하게 나가줬으면 하는 팬의 마음이다.
이천에서 굴러도 내새끼고, 밀려나도 한국시리즈 주전포수 자존심이 있다. 우리 카드는 이정도다.